4년간 먹여주고 재워주던 은인 “무시한다”는 이유로 살해한 노숙인… 징역 18년 선고받아

4
flickr

자신에게 잘 곳을 내어주고 용돈까지 쥐어주며 호의를 베풀던 노인을 살해한 노숙인에 징역 18년의 중형이 선고되었다.

A씨(39)는 부산 지역에서 일정한 주거지 없이 노숙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15년, 건물 관리인 B씨를 만나게 된다.

B씨는 평소 한 건물 옥탑방에 거주하면서 건물 관리를 하고, 화분 노점상을 하며 살았다. B씨도 경제적으로 넉넉한 삶은 아니었지만, 평소 자신보다 어려운 노숙인들에게 머물 곳을 내어주고 용돈을 주는 등의 호의를 베풀었다.

A-midsection-view-of-woman-giving-money-to-homeless-beggar-man-sitting-in-city
envato

A씨도 B씨에게서 도움을 받던 노숙인 중 한 사람이었다. 매일 용돈을 1만원씩 받고, B씨가 지내던 옥탑방에서 생활하는 등 친하게 지내왔다.

그렇게 4년이 지났다. A씨는 언젠가부터 B씨가 다른 노숙인들에게도 똑같이 호의를 베푸는 데 불만을 가지기 시작했다.

또한, B씨에게 ‘건물 관리 일을 나에게 넘기라’고 요구했으나, B씨는 이를 거절했다. 그러자 A씨는 B씨가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5
구글이미지

그러던 2019년 9월, A씨가 B씨의 옥탑방을 찾아가 “좀 자다가 나가겠다”고 말했고, B씨는 A씨가 벗어놓은 모자를 던지며 “네 방에 가서 자라”고 거절했다.

이에 A씨는 B씨의 얼굴과 복부 등을 때리고 목을 졸라 살해했다.

이후 A씨는 B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6
pixabay

1심 재판부는 “A씨는 B씨를 수차례 폭행하고 줄로 목을 조르는 방법으로 피해자를 살해했다”며 “범행의 내용과 수법 등을 보아 죄질이 나쁘다”는 이유로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이에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는 오히려 형량이 너무 낮다고 판단해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자신도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었음에도, 평소 주위 상인들이나 노숙인들에게 물심양면으로 호의를 베풀어왔고, 피고인 역시 피해자에게 도움을 받던 사람이었다”며 “피해자의 생업인 건물 관리 일을 넘겨달라는 억지 요구를 거절한 것이 불만이었다거나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석연치않은 이유를 들어 피해자의 생명을 짓밟는 중대한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결했다.

1
구글이미지

재판부는 A씨의 범행을 이유 없는 살인으로 보았다. ‘비난 동기 살인’, 그 중에서도 ‘별다른 이유 없는 무작위 살인’으로 보고 무겁게 처벌해야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A씨는 B씨로부터 각종 편의를 받고도,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이유로 살인을 저지른 것은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은 형량이 너무 과하다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18년형을 그대로 선고했다.

3
구글이미지